[중앙일보] 북핵 해결 위해 실질 조치
"이산 상봉, 8월 26일부터 금강산서 개최, 장관급회담 12개항 합의, 북 선박 제주해협 통과도"
페이지 정보
작성일[2005년 06월]본문
▶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남북 장관급 회담의 북측 대표단을 맞이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악수하는 이는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다. 김춘식 기자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상의 군사긴장 완화 문제 등을 다룰 장성급 회담을 재개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는 양측 군부가 협의하기로 했다. 8.15 광복 60주년을 계기로 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8월 26일부터 금강산에서 개최된다.
남북한은 23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15차 장관급 회담 마지막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2개 항에 합의했다. 공동보도문은 남북 양측의 수석대표(북측은 단장)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남북은 11차 이산 상봉의 재개와 함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을 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측량과 지질조사는 7월 중 끝내기로 합의했다. 6차 적십자 회담을 8월 중 열어 한국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등 인도적 문제를 협의키로 했다.
특히 8.15를 맞아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시범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실무접촉은 7월 10일께 개성에서 하기로 했다.
양측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요청해온 예년 수준(40만t 규모)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문제는 7월 9일부터 서울에서 10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남북은 공동어로 등을 협의할 수산협력 실무협의회와 대북 농업지원을 맡을 남북농업협력위원회를 가동키로 하고 그 첫 회의를 7월 중 하기로 했다. 양측은 다음 장관급 회담을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백두산에서 열기로 했다.
정동영 수석대표는 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지난주 면담을 구체화하고 특히 한반도 비핵화 실천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것이 큰 의미"라고 말했다.
권호웅 단장을 포함한 북한 회담 대표 5명과 수행원 3명은 합의 발표 직전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45분간 만났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전 주석의 유훈이라고 한 언급에 유의하며 이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권호웅 단장을 비롯한 33명의 북측 대표단은 24일 오전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간다.
최훈.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북핵 해결 위해 실질 조치"